사이코패스와 경찰의 러브라인? 케미 돋는 드라마 커플 베스트
글 : 이희주
‘케미’란 인물 사이에서 불꽃처럼 튀는 화학작용을 일컫는 ‘케미스트리(chemistry)’의 준말로, 보통 드라마나 영화상에서 커플 역할을 맡은 이들 사이의 상성이 좋을 때에 “케미가 좋다”라는 식으로 쓰인다. 하지만, 극중에서 러브라인이 아님에도 쓸데없이 잘 어울려, 안타까운 케미를 뿜어내는 이들이 존재한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이뤄지지 않는 그들을 보며 가슴을 치고는 한다. 오늘은 이처럼 아까운 ‘케미 낭비’로 망상 분자들을 생성했던 드라마 속 커플 아닌 커플 열 쌍을 만나보도록 하자.
이이경-남경민 (학교 2013)
사진 : KBS 2TV <학교 2013>
배우 이이경과 남경민은 KBS 2TV의 2012년작인 <학교 2013>에서 안타까운 ‘케미 낭비’를 선보인 바 있다. 만년 2등인 새침한 여학생 남경민과 일진 무리에 속한 이이경이 붙을 때마다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특히 두 사람의 케미는 ‘짝피구’ 씬에서 그야말로 폭발하여, 시청자들로부터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이경 역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남경민에 대해 “러브라인이 없어 아쉬웠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장나라-최다니엘 (학교 2013)
사진 : KBS 2TV <학교 2013>
<학교 2013>에는 이이경-남경민 말고도 케미 낭비 커플이 또 하나 존재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선생님 역을 맡은 장나라와 최다니엘이었다. 장나라는 임용고시에 실패하여 기간제 교사로 부임한 역할을, 최다니엘은 일타 강사에서 기간제 교사로 변신한 인물 역할을 맡아 아이들을 통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극에서 두 사람은 내내 담백하게 등장했지만, 외모며 연기합이 너무 잘 맞아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망붕을 대거 생성해냈다. 전작인 <동안미녀>에서 커플로 출연했던 적이 있기에 더욱 잘 어울려 보였다.
김우빈-김지원 (상속자들)
사진 : SBS <상속자들>
지난 2013년에 방영되면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바 있는 SBS <상속자들>에도 쓸데없는 케미를 선보였던 인물들이 존재한다. 악역인 최영도와 유라헬 역을 맡은 김우빈과 김지원이 그러했다. 두 사람은 극중에서 의붓 남매로 이어질 뻔한 사이로, 같은 장면에서 붙을 때마다 한치도 물러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 긴장감을 더했다. 영도와 라헬은 각각 다른 인물과 러브라인이 있었음에도, 두 배우의 연기가 워낙 뛰어났던 데다 캐릭터의 매력 또한 대단해서 두 사람이 이어지길 은근히 기대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이요원-이준영 (부암동 복수자들)
사진 : tvN <부암동 복수자들>
tvN 방영작인 <부암동 복수자들>에서 김정혜(이요원 분)와 이수겸(이준영 분)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모자 사이로 등장한다. 러브라인이 생겼다가는 크게 지탄을 받을 게 뻔한 사이였으나, 똑같이 혼외자라는 상처를 가진 두 사람의 서사로 인해 둘을 묶어서 응원하는 시청자들이 다수 존재했다. 같은 아픔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모습이 그려졌기에 정혜-수겸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지도는 더욱 높았다.
김재욱-이하나 (보이스)
사진 : OCN <보이스>
OCN 방영작 <보이스>의 주연을 맡은 김재욱과 이하나도 불꽃 튀는 케미로 유명했다. 두 사람이 맡은 역할은 사이코패스와 경찰로, 절대 이어질 수 없는 사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모태구(김재욱 분)와 강권주(이하나 분)를 엮는 ‘망붕’ 시청자들이 줄을 이었다. 두 사람의 케미는 보이스의 극본을 쓴 마진원 작가도 인정했다. 마진원 작가는 두 인물에 대해 “대본을 쓸 때부터 이하나와 김재욱의 케미도 염두에 두었던 부분이다. 정신 병력을 갖고 있는 모태구가 일종의 초능력을 지닌 강권주에게 흥미를 느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승우-신혜선 (비밀의 숲)
사진 : tvN <비밀의 숲>
tvN 방영작인 <비밀의 숲>의 황시목(조승우 분)과 영은수(신혜선 분)도 시청자들의 엄청난 지지를 얻었다. 둘의 로맨스를 기대한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방영 내내 이어졌을 정도이다. 비밀스러운 목표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던 영은수 캐릭터가 유일하게 기댈 만한 곳이 황시목의 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중 영은수 캐릭터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두 인물의 로맨스는 영원히 이뤄질 수 없게 되었다.
김희선-지수 (앵그리맘)
사진 : MBC <앵그리맘>
MBC 방영작 <앵그리맘>의 주인공인 조강자(김희선 분)는 딸 오아란을 지키기 위하여 고등학교에 잠입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불량학생인 고복동(지수 분)을 만나게 된다. 애초부터 학부형과 학생의 관계이기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이 두 인물 사이의 로맨스를 응원하게 된 것은 극중 고복동이 조강자를 절절하게 짝사랑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당연히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배우 지수의 이른 바 ‘멜로눈깔’은 한동안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였다.
고준-이하늬 (열혈사제)
사진 : MBC <열혈사제>
2019년, SBS에서 방영되었던 드라마 <열혈사제>에도 케미낭비 커플이 존재한다. 그 주인공은 고준과 이하늬였다. 고준은 겉으로 보기엔 사람 좋은 청년회장이지만, 알고 보면 잔인하고 잔혹한 전직 조폭 보스 출신인 황철범 역을 맡았다. 이하늬는 불같은 욕망을 품은 검사 박경선 역을 맡아 열연했다. 전직 보스와 검사, 겉으로 보기엔 이쪽도 연결될 수 없는 사이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남성미와 여성미를 그야말로 ‘뿜뿜’ 뿜어내는 두 사람이 워낙 그림이 되었기에, 은근히 로맨스를 바라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권상우-최강희 (추리의 여왕)
사진 : KBS 2TV <추리의 여왕>
KBS 2TV 방영작인 <추리의 여왕>의 주연을 맡은 권상우와 최강희. 두 사람은 시즌 1에서는 단순한 공조 수사의 파트너로만 등장한다. 둘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없지는 않았으나, 설정상 유설옥(최강희 분)이 유부녀였기에 로맨스를 그리는 것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이에 둘을 두고 ‘케미 낭비’라며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결국 제작진은 <추리의 여왕2>에서 유설옥을 ‘돌싱’으로 만들어, 하완승(권상우 분)과의 로맨스를 가능케 했다.
한석규-진경 (낭만닥터 김사부)
사진 : SBS <낭만닥터 김사부>
SBS의 인기 드라마였던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한석규와 진경이 ‘케미 낭비 커플’을 담당했다. 극중 각각 주인공인 김사부와 ‘수쌤’으로 등장하는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신뢰가 무척 두터운 관계로 설정되어 있어 시청자들을 아리송하게 만들었다. 겉으로 보기엔 함께 일을 하는 동료 사이 같지만, 중간중간 남다른 케미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극중 메르스 사건 당시에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던 애절한 표정은 러브라인으로 이어질 관계라고 보기에 부족함이 없어 더욱 그랬다.
글 : 이희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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