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되면 생각나는 스타들의 '명품' 수상소감 10
글 : 이희주
시상식의 묘미는 단연 스타들의 수상소감을 감상하는 것이다. 가장 벅차고 기쁜 순간을 맞이한 스타들이 어떠한 이야기를 하는지 듣기 위해 시상식을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이 상을 받기 위해 무대에 올라와서 하는 이야기는 보통 비슷비슷하다. 고마운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거나,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보여주는 식이다. 하지만, 수상소감조차 평범하게 하지 않는 이들도 많다. 어떤 이들은 주옥같은 명언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상상도 못할 재치를 보여주어 청중을 웃기기도 한다. 오늘은 이처럼 화제가 되었던 수상소감 10개를 한데에 모아보았다. 지금부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황정민
사진 : 영화 <검사외전>
지난 2005년, 영화 <너는 내 운명>으로 생애 처음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배우 황정민은 그야말로 ‘역사에 새겨질’ 명언을 수상소감으로 남겼다. 당시 그는 “나는 일개 배우 나부랭이일 뿐”이라며, “60명 정도 되는 스태프들이 멋진 밥상을 차려 놓는다. 그럼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거다”라면서 스태프들에게 수상의 영예를 돌렸다. 그의 말속에는 멋들어진 미사여구 하나 없었지만, 진솔 듬뿍 담겨 있었기에 여러 사람들에게 울림을 남겼다.
유아인
사진 : tvN <시카고 타자기>
유아인은 지난 2015년 <2015 S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로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당시 유아인은 무대에서 수상의 흥분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표정과 몸짓으로 수상소감을 발표했다. “상패 하나에도 스토리가 있고, 야심이 뭉쳐져 있다. 때론 힘겨루기를 하게 만들기도 한다. 배우의 본분은 단지 카메라가 돌고 있을 때, 가장 순수하게 유연하게 연기하는 것”이라는 소감 내용도 상당히 문학적이었다.
김혜자
사진 : tvN <눈이 부시게>
배우 김혜자는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열연을 펼쳐,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드라마의 감동만큼이나 여운이 긴 수상소감도 함께 남겼다. 당시 김혜자는 “상을 타면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다가 드라마 내레이션을 하기로 했다. 까먹을까 봐 대본도 찢어왔다”면라서 많은 사람을 울게 만들었던 <눈이 부시게>의 마지막 내레이션을 읊었다. 이에 현장을 지키던 이들 모두가 눈시울을 붉혔으며, 일제히 김혜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소지섭
사진 :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과묵한 이미지의 배우 소지섭은 딱 ‘소지섭다운’ 수상소감을 남긴 바 있다. 때는 지난 2012년이었다. 당시 SBS의 드라마 <유령>의 타이틀롤을 맡아 호연을 펼쳤던 소지섭은 그 해에 있었던 <2012 SBS 연기대상>에서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큰 상을 받은 만큼 긴 수상소감을 말하리라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단상에 올라온 소지섭은 “감사합니다.”라는 단답으로 수상소감을 마무리하여 화제가 되었다.
장도연
사진 : tvN <인생술집>
장도연은 딱 예능인다운 수상 소감으로 보는 이들을 폭소하게 만들었다. <엘르 스타일 어워즈 2018>에서 ‘걸크러시 상’을 수상한 그녀는 처음엔 평범한 수상소감을 하다가, 점점 자신이 입고 나온 의상 콘셉트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하며 중언부언 말을 이어 나갔다. 다음 차례로 무대에 등장해야 할 걸그룹 블랙핑크가 지각을 하는 바람에 시간을 벌어야 했던 것이었다. 덕분에 장도연은 급기야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노래 한 곡을 뽑아내는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천우희
사진 : JTBC <멜로가 체질>
배우 천우희는 아직까지 자신의 이름 세 자를 대중들에게 깊이 각인시키지 못했던 지난 2014년, 영화 <한공주>에서 보여준 뛰어난 연기를 통해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게 되었다. 당시 무대에 오른 그녀는 “유명하지 않은 저에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포기하지 말라는 뜻인 것 같다”며 “의심하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겠다”라는 말을 남겨 청중을 감동하게 했다. 당시 메이크업이 온통 무너질 정도로 우는 천우희에게 선배 김혜수가 손등 키스를 선사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곽도원
사진 : 영화 <특별시민>
영화배우 곽도원도 묵직하고 담백한 수상소감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2017년 제37회 황금촬영상 영화제 시상식에서 영화 <곡성>으로 연기 대상을 수상했을 당시였다. 곽도원이 대상을 수상하기 전, 장애우들의 축하 무대가 있었는데 이에 대해 곽도원은 “나도 장애가 있다. 한 쪽 귀가 안 들린다. 말귀도 못 알아듣고, 말도 더듬는다”면서 “얘들아, 포기하지 않고 꿈꾸니까 이루어지더라. 이렇게 뚱뚱하고 이렇게 생긴 나 같은 사람도 주인공 해서 상 받는다. 열심히 해라”라는 말을 덧붙여 청중을 감동하게 만들었다.
가수 이랑
사진 : 네이버 뮤직
2017년 제14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앨범 ‘신의 놀이’로 최우수 포크 노래상을 받은 가수 이랑은 상을 자신이 받은 트로피를 즉석에서 되팔아 큰 화제가 되었다. 당시 이랑은 “돈과 명예, 재미 셋 중 둘 이상이 충족되지 않으면 하지 말라는 친구의 말이 있었다”면서 “오늘 시상식은 명예는 충족됐는데 재미는 없고, 상금이 없어서 돈도 충족이 되지 않는다”라면서 트로피를 경매에 부쳤다. 결국 이랑의 트로피는 50만 원에 현장에 있던 사람에게 낙찰되었다.
박영규
사진 : KBS 2TV <어셈블리>
배우 박영규는 지난 2014년, <2014 KBS 연기대상>에서 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당시 박영규는 수상소감을 말하던 중에 ‘축배의 노래’를 불렀다. 하늘에 있는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였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에 대해 박영규는 KBS의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4>에 출연했을 당시, “연기를 열심히 했던 것도 내가 빛나는 사람이 되면 하늘에 있는 아들이 날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였다”라고 밝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유재석-이효리
사진 : tvN <일로 만난 사이>
국민 MC 유재석, 그리고 가수와 예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슈퍼스타 이효리는 지난 2009년, <2009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공동 수상했다. 당시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패밀리가 떴다>에서 보여준 활약이 인정을 받은 것이었다. 이에 유재석과 이효리는 나란히 무대 위에 올랐고, 유재석은 이효리에게 뜬금없이 “음악 없이 춤추면서 마무리하는 건 어떠냐”라는 제안을 하게 된다. 이를 흔쾌히 수락한 이효리는 유재석과 함께 무반주 커플댄스를 선보이는 동시에 수상소감을 발표하여 보는 이들을 폭소케 만들었다.
글 : 이희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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