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유혹, 별그대가 표절? 의혹 받은 드라마들
글 : 박인수
영화, 드라마, 소설 등의 전개에 있어 흔히 통용되는 소재, 혹은 전개를 일컬어 ‘클리셰’라고 한다. 말하자면 비슷한 소재를 썼더라도 이 ‘클리셰’의 틀 안에 있으면, 어쨌든 ‘다른 창작자의 작품을 훔쳤다’라는 소리는 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클리셰’가 겹쳐도 너무 많이 겹친다면 그건 과연 표절로 봐야 할까, 표절이 아닌 것으로 봐야 할까. 오늘은 이처럼 먼저 나온 작품과의 유사성 때문에 표절 논란이 일었던 드라마 열 편을 한 데에 모아보았다. 각각의 사연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49일
SBS의 드라마 <49일>은 2000년대 초반에 출간되었던 가수 신화의 팬픽 <49일간의 유예>를 표절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사정을 잘 모르고 봐도 제목부터가 겹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의혹을 제기한 네티즌들은 두 작품이 모두 빙의를 소재로 했다는 점, 교통사고를 당하여 혼수상태에 빠진 주인공이 49일 안에 특정 조건을 충족시키면 환생할 수 있다는 점이 유사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에 대해 <49일> 측은 “빙의를 소재로 한 드라마는 <49일>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표절설을 일축했다.
별에서 온 그대
2013년도에 방영되어 메가 히트를 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만화가 강경옥의 작품 <설희>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이 같은 의혹은 강경옥 작가가 직접 제기한 것이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강경옥 작가는 “<설희>와 SBS '별에서 온 그대'는 무려 8개의 소재가 비슷하다”며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별에서 온 그대>를 쓴 박지은 작가는 “작가의 양심을 걸고 '설희'를 인지하거나 참조한 적이 없다”라고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
열에 아홉은 하우스 푸어, 혹은 홈리스인 요즘 청년 세대의 고충을 잘 그려냈다는 평을 받은 tvN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 하지만 해당 작품은 방영 초반부터 일본 드라마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두 작품은 남녀 주인공이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계약 결혼을 한다는 점, 남자 주인공이 IT업계 종사자라는 점, 또 두 사람이 포스트잇으로 대화를 나눈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보였다. 야후재팬에도 두 작품이 비슷하다는 논지의 칼럼이 게재되면서 논란이 되었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올여름, tvN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는 제시카 차스테인이 주연을 맡은 영화 <미스 슬로운>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두 작품은 우선 청문회 장면으로 시작하는 오프닝에서 유사성을 보였다. 그 외에도 여주인공이 헌신하던 직장에서 후배 직원들을 데리고 경쟁사로 이직하는 전개 및 후반부 하이라이트 장면 역시 비슷한 양상을 띤다. 흡사한 대사도 등장한다. 하지만 <검블유>의 제작진 측은 이러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최고의 사랑
지난 2013년, 웹 소설 작가인 아게하는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홍자매가 쓴 <최고의 사랑>은 내 소설 <민트>를 베낀 것”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민트>는 2007년도에 출판된 로맨스 소설로, 아게하는 두 작품의 남자 주인공 이름이 독고 진으로 똑같다는 것, 그리고 심장이 약해서 10년 주기로 심장판막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 그 덕분에 독선적이고 폐쇄적인 성격을 갖게 되었다는 것 등이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홍자매가 쓴 <주군의 태양>, <화유기>, <호텔 델루나> 역시 표절 논란이 일었던 작품들이다.
아홉수 소년
tvN 드라마 <아홉수 소년>은 뮤지컬 <9번 출구>를 베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당 의혹을 제기한 것 역시 뮤지컬 <9번 출구>를 집필한 이정주 작가였다. 이정주 작가는 “아홉수를 겪고 있는 19살, 29살, 39살 인물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식으로 풀었다는 점과 동일한 이름을 지닌 캐릭터가 있다는 점, 그 외에도 인물 직업 및 설정에서 겹치는 점이 다수 존재한다”면서 <아홉수 소년>을 비난하고 나섰다. 하지만 <아홉수 소년>의 박유미 작가는 “<9번 출구>의 존재조차 몰랐다”라며 이정주 작가의 주장에 반박했다.
너를 기억해
KBS 2TV에서 방영되었던 <너를 기억해>는 드라마 작가 지망생에 의해 ‘표절 작품’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작가 지망생 정다희 씨는 <너를 기억해>의 공식 홈페이지에 해당 작품이 타 방송사의 드라마 공모전에 제출했던 자신의 작품과 여러 면에서 겹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제작진 측은 “<너를 기억해>는 정다희 씨가 공모전에 극본을 출품하기 훨씬 이전부터 노상훈 감독과 권기영 작가가 대본 작업을 했던 작품”이라면서 이 같은 논란을 일축했다.
아내의 유혹
사진 : SBS <아내의 유혹>
중국에서도 리메이크되면서 엄청난 인기 돌풍을 일으켰던 드라마 <아내의 유혹>은 소설가 정혜경 씨로부터 “내가 쓴 소설 <야누스의 도시>를 베꼈다”라는 항의를 받았다. 정혜경 씨는 “두 작품 사이에 일치하는 부분이 무려 16곳이나 된다”면서 “<아내의 유혹>측에서 내 작품이 원작임을 밝히고 원작료를 지급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SBS 측에서는 정 씨의 주장은 억측이라면서 필요하다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반박했다.
아스달 연대기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는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켰던 시리즈 <왕좌의 게임>과 유사성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스달 연대기>의 소개 문구부터가 <왕좌의 게임> 속 대사를 차용했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주장이다. 그 외에도 각 인물이 간직한 사연, 드라마의 세트, 그리고 의상까지 <왕좌의 게임>을 그대로 베꼈다는 반응들이 줄을 이었다. <왕좌의 게임> 뿐만 아니라 미국 방송사 HBO에서 제작한 <로마>와도 비슷한 점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하늘이시여
임성한 작가가 집필한 SBS 드라마 <하늘이시여>는 과거 렌조 미키히코가 쓴 단편소설 <어머니의 편지>와 비슷하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자신이 낳은 친딸을 훗날 며느리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파격적인 설정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성한 작가는 SBS의 고위 관계자에게 “기본 설정이 유사할 뿐, 세부적인 전개는 전혀 다르다”면서 “렌조 미키히코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라고 표절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고 한다.
글 : 박인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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