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닷에 이어 도끼, 비까지? 연일 계속되는 연예계 빚투 논란
글 : 안혜선
한동안 하루 걸러 하루 꼴로 성추문을 폭로하는 '미투(MeToo) 운동'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더니, 이번에는 '빚투'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식하고 있다. 빚투란 연예인 부모들의 빚과 관련된 의혹들을 지칭하는 단어로, 미투 운동에 어원을 두고 있다. 이러한 빚투 운동이 며칠 사이에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면서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뜨겁다. 한쪽에서는 부모가 부당하게 취한 이득으로 자녀가 연예인으로 성공했으니 유명인이 된 자녀가 부모를 대신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부모의 죄는 부모의 과오일 뿐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왔던 연예인 자녀에게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빚투'로 논란의 중심이 된 연예인에는 누가 있으며, 그들은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고 있을까?
마이크로닷 부모, 제천 낙농가 사기사건으로 수배 중
사진: 마이크로닷 인스타그램
이번 빚투 운동의 시작은 마이크로닷·산체스 형제의 부모였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1997년 충북 제천에서 목축업에 종사하던 마이크로닷 부모가 친척, 친구, 동네 이웃 등 지인 10여 명에세 수십억 원을 빌린 뒤 잠적한 후 뉴질랜드로 도주했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피해자 중에는 마이크로닷 부친의 형도 있었으며, 친인척을 포함해 다수의 피해자가 존재했다. 당시 마이크로닷 측은 "부모님께 확인한 결과 (야반도주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대응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피해사례가 우후죽순 드러나면서 입장을 철회하고 "법적대응을 준비하겠다고 발표해 (피해자들에게) 두 번 상처를 드렸다"며 "이번 일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과 가족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전하며, 문제가 원만히 해결딜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해외에 있는 마이크로닷 부모가 경찰의 연락에 응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경찰은 11월 23일 인터폴에 공조 요청을 했으며, 현재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마이크로닷은 <도시어부>를 비롯해 모든 예능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한편 충북 제천경찰서는 "마이크로닷 부모에 대한 체포영장을 3년 전 갱신해 유효기간이 남아있다"며 "피의자가 공항에 발을 딛는 즉시 수갑을 채울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 도끼 인스타그램
이어 도끼의 모친도 논란의 중심이 됐다. 도끼의 모친이 동창에게 1천만 원을 빌린 뒤 잠적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피해자 가족에 따르면 도끼 모친과 대구에서 중학교를 같이 다닌 피해자 A씨는 IMF 외환위기 이후 부산 해운대 인근에서 대형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도끼 모친 김모 씨에게 약 1천만 원을 빌려줬으나 연락이 두절됐다. 결국 A씨는 2002년 김모 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했고,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재판 이후에도 빌려준 1천만 원은 받지 못했고, 몇 년 전 도끼의 형 미스터고르도에게 김모 씨와 연락이 닿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수차례 부탁했지만 아직까지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도끼는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이미 법적으로 문제"라며 마이크로닷과 엮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어머니는 사기 친 적 없고 법적 절차를 받은 것"이라며 "돈은 저에게 오면 갚아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빌린 돈이 10억, 20억, 100억이면 검토한 후 갚고 사과하겠지만, 20년 전 엄마 가게에 급한 일을 덮으려고 1천만 원 빌린 것 가지고 '승승장구하는 것을 보니 가슴이 쓰렸다'고 하는 것은 다 X소리"라며 "1천만 원이 적지 않은 돈이지만, 그 돈은 내 한 달 밥값밖에 안 되는 돈"이라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도끼의 라이브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쿨하다'와 '무례하다'로 나뉘었는데, 무례하다고 지적한 네티즌들은 "당신에게는 1천만 원이 아무렇지 않은 돈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생사를 가를 수 있는 엄청난 돈"이라며 "어머니가 돈을 갚지 않은 것은 사실인데 너무 오만한 태도다"라고 비난했다.
비아이 부친, 회삿돈 24억 원 횡령 혐의 재조명
사진: 비아이 인스타그램
마이크로닷 부모와 도끼 모친의 행각이 세상에 밝혀지면서 비아이 부친 사건도 재조명됐다. 앞서 비아이 부친은 2014년 회삿돈 24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비아이 부친은 공범 1명과 함께 지분 보유 정보를 허위 공시해 투자금 181억 원 정도를 모았으며, 회사자금 23억 9천만 원을 나눠 쓴 혐의를 받았다. 이에 서울남부지검은 비아이 부친을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 가중처벌 등에 관한 위반 혐의로 구속한 바 있다.
이러한 사실이 다시금 화제로 떠오르자 네티즌들은 "이미 구속됐고 처벌받은 일 아니냐"면서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질타받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친의 잘못은 부친의 잘못일 뿐, 비아이가 자녀라는 이유로 그 책임을 질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반면 "잘못은 연좌제가 아니라면서 왜 피해자 자녀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고스란히 이어받아야 하냐"면서 "남의 피눈물로 부를 이룬 것인데, 비아이에게도 완전히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비 부모, 20년 동안 채무 해결 않고 잠적해
사진: 비 인스타그램
월드스타 비의 부모도 새로운 화제가 됐다.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수 비의 부모가 저희 부모님에게 빌린 돈을 갚지 않고 잠적했다"는 글이 게재됐다. 제보자는 "저희 부모님은 1988년 서울 용문시장에서 쌀 가게를 했고, 비의 부모는 떡집을 했다"며 "비의 부모가 1988년부터 2004년까지 쌀 1천7백만 원 어치와 현금 8백만 원을 빌려갔다"고 주장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비의 부모는 생활고를 호소하며 빌린 돈을 갚지 않았고, 원금만이라도 갚으라는 호소에 잠적해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자의 부모는 이미 환갑을 넘겼으며, 여러 차례 비에게 편지를 쓰는 등 연락을 취하려고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소송을 걸기에는 집안 사정이 빠듯해 비용과 시간을 소송에 쓰기 어려웠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현재까지 2천5백만 원을 받지 못해 우리는 어렵게 사는데, 비는 웃고 떠들고 행복한 모습을 보여준다"며 "피해자들은 억울함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평생을 힘겹게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듯 약속 어음도 함께 공개했다. 그곳에는 이름과 성명이 기재돼 있었다.
이튿날 비의 소속사 레인컴퍼니는 "해당 내용과 관련해 신중한 대응과 사실 확인을 위해 공식입장이 늦어졌음에 양해 부탁드린다"며 "현재 저희는 해당 내용에 대해 정확한 사실여부를 파악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상대 측이 주장하는 내용은 고인이 되신 (비의) 어머니와 관련된 내용이라 빠른 시일 내에 당사자와 만나 채무 사실관계 유무를 확인 후,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비 인스타그램
연예계에 빚투 운동이 퍼지면서 부모의 채무를 누가 해결해야 하느냐는 주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는 연좌제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연예인이 부모의 빚을 해결해야만 한다는 의무는 없다. 다만 부모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피해자가 다수 존재하고, 대중의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직업을 가진 이상 도의적인 책임까지 회피할 수는 없다. 특히 가해자가 연예인의 부모라는 이유로 보고 싶지 않아도 볼 수 밖에 없고,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었던 피해자들의 지나간 시간을 위로할 수 있는 것은 사건의 당사자인 연예인의 부모의 진정어린 사과와 너무 늦었지만 사건을 해결하려는 노력 뿐이다.
글 : 안혜선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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