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히어로 창조주 '故 스탠리', 카메오로 출연한 작품은?
글 : 이윤서
마블코믹스 명예회장 스탠리(Stanley Martin Lieber)가 향년 9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는 마블의 슈퍼히어로인 엑스맨, 아이어맨, 스파이더맨, 닥터 스트레인지, 헐크 등의 인기 캐릭터를 창조해낸 장본인이다. 루마니아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책 읽기와 글 쓰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17세의 나이로 삼촌이 일하는 타임리 코믹스(마블 코믹스 개명 전)에서 사무 보조 하는 일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마블 코믹스에 입성했다. 그 이후 700명에 가까운 슈퍼히어로를 창조했으며, 그들의 이야기는 마치 신화나 전설같이 마블만의 세계관을 구축해나갔다.
세계에서 가장 젊게 사는 노인답게 그는 마블 히어로 영화에 대한 열정도 남달랐다. 마블 영화의 카메오로 지속적으로 출연하여, 영화에서 그를 찾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렇기에 스탠리의 별세 소식은 마블 영화에서 더 이상 그를 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루소 감독에 따르면, 스탠리는 <어벤져스4>를 비롯해 2019년에 개봉할 마블 영화의 카메오 촬영을 이미 마쳤다고 한다. 스탠리의 유쾌한 카메오 출연은 한동안 신작에서 찾아볼 수 있을 듯하다. 30편 넘는 영화에서 카메오로 출연한 스탠리, 그의 능숙한 카메오 연기는 어땠을지 궁금하다. 그래서 스탠리가 카메오로 출연한 장면 10개를 모아봤다.
스파이더맨3 (2007)
<스파이더맨 3>에서는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와 함께 출연했다. 전광판에 흘러나오는 스파이더맨 업적을 뿌듯하게 바라보고 있는 피터 파커에게 스탠리는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네. 이거면 됐지.’라는 명언을 남겼다. 마치 본인이 만든 캐릭터에게 잘하고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듯한 느낌이라 뭉클하다. 그가 나온 카메오 출연 중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손꼽힌다.
아이언맨 (2008)
토니 스타크는 자비스에게 슈트 색칠을 맡겨놓고, 소방관 가족 행사에 참석한다. 그 행사에 한 노인이 젊은 여성들과 어울려있는데 토니 스타크는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you look great, hef’ 라고 말하며 지나간다. 이 노인이 바로 스탠리이다. 여기서 ‘hef’는 플레이보이 창립자 ‘휴 헤프너’를 오마주한 것으로 보인다. '스탠리 회고록'에서 그는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는 것이 정말 좋다며, 특히 좋았던 카메오 출연은 <아이언맨>이었다고 밝혔다.
인크레더블 헐크 (2008)
감마선에 노출된 브루스 배너는 정부를 피해 음료 공장에서 일하던 중 상처를 입는다. 그의 혈액이 생산 중이던 음료에 들어가게 되고, 배너의 혈액이 들어간 음료수를 한 노인이 마신다. 그 음료수를 마신 노인이 바로 스탠리다. 안타깝게도 그 노인은 음료수를 마시자마자 피폭되었는데, 연기의 고수답게 짧은 한마디, ‘와우’로 모든 것을 표현했다. 헐크의 행방을 찾던 로스 장군은 한 노인이 브라질 공장에서 음료를 마시고 감마선 반응을 일으켰다는 제보를 듣게 된다.
토르: 천둥의 신 (2011)
토르의 무기라고 할 수 있는 ‘묠니르’가 아스가르드에서 지구로 낙하한다. 묠니르가 떨어지면서 만들어진 분화구에는 아무나 들 수 없는 묠니르를 들어보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이때 한 노인이 트럭에 묶어 뽑으려고 시도한다. 이 노인이 바로 스탠리다. 해맑게 묠니르가 뽑혔냐고 물어보는 스탠리. 하지만 뽑힌 건 묠니르가 아닌 그의 트럭 트렁크였다.
캡틴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 (2011)
전쟁에서 맹활약한 캡틴 아메리카의 훈장 수여식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호명해도 나타나지 않는다. 대신 비서가 브랜트 상원의원에게 캡틴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등장하는데, 이를 지켜보던 미군 장성은 옆에 있던 부관에게 "생각보단 작네"라고 말한다. 여기서 미군 장성이 바로 스탠리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012)
스파이더맨과 리자드맨이 싸우는 와중에 도서관 사서 할아버지가 클래식이 흘러나오는 헤드폰을 끼고, 책을 정리 중이다. 음악에 맞춰 리듬까지 타는, 이 유명한 장면의 사서 할아버지가 바로 스탠리다. 대사는 없지만, 스파이더맨과 리자드맨의 대결 내내 도서관에서 평화로운 음악을 감상하는 그의 모습은 웃음을 유발한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2014)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경비원으로 등장한 스탠리는 박물관의 캡틴 아메리카 특별관을 순찰한다. 그러나 캡틴 아메리카가 전시 중이던 2차 세계대전 당시 착용했던 전투복을 몰래 벗겨 가져가 버렸다. 스탠리는 전투복이 벗겨진 마네킹을 허망하게 바라보며 ‘난 잘렸네’라며 넋두리를 하는데, 그 짧은 연기가 일품이다.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2015)
어벤져스가 참전 용사를 위한 파티를 여는 장면에 스탠리가 출연했다. 토르가 갖고 있는 술을 한 노인이 달라고 하지만 토르는 거절한다. 대신, 브룬힐 함대에서 천년 묵힌 술을 캡틴 아메리카에게 따라주며, '이건 너무 독해서 인간이 마실 수 없는 술'이라 말한다. 이것을 지켜보던 참전 용사는 ‘나도 전쟁에서 살아남았으니 마실 수 있다’며 오기를 부렸다. 이 오기 부리는 참전용사가 바로 스탠리다. 스탠리는 결국 술에 취해 실려 나가는, 특유의 코믹 연기를 펼쳤다.
스파이더맨:홈커밍(2017)
피터 파커로 인해 골목에서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소동으로 시끄러워지자 주변 아파트 사람들이 내다보며 한마디씩 한다. 특히 선글라스는 쓴 한 할아버지가 아파트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며 피터 파커에게 ‘내가 내려가면 넌 진짜 큰일 날 줄 알아!’라고 경고를 날린다. 그러고 나선 언제 그랬냐는 듯, 건넛집 할머니와 사이좋게 인사를 나눈다. 모두 예상했겠지만, 이 할아버지가 스탠리다.
토르: 라그나로크(2017)
사카아르 행성에 추락한 토르는 머리를 깎게 된다. 긴 머리가 트레이드마크였던 토르에겐 날벼락 같은 일. 그런데 그 머리를 자르는 사람이 살짝 노망 난 할아버지라니 경악할 수밖에 없다. 노인이 다가오자 토르는 분노하며 머리카락을 자르지 말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노인은 그런 토르를 놀리듯, 엄청난 크기의 이발기를 작동시킨다. 그러자 토르는 금세 태세를 바꿔, ‘제발요, 머리는 안돼요’라고 노인에게 애원한다. 토르도 꼼짝 못 하는 이발사 노인 역을 스탠리가 맡았다. 스탠리가 비교적 최근에 출연한 이 장면에서 그의 유쾌한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
글 : 이윤서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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