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홍광호가 사랑받는 이유
글 : 안혜선
사진: 더뮤지컬
뮤지컬은 영화와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두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스크린을 통해 흡입력 있는 스토리를 전개하는 영화와 달리, 뮤지컬은 아름다운 음악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 배우들의 명연기를 눈앞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실시간으로 전개되는 뮤지컬에서는 그 어떤 실수도, NG도, 머뭇거림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에 아무나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분야가 바로 뮤지컬이다. 춤, 노래, 연기를 모두 섭렵해야만 비로소 뮤지컬 무대에 오를 수 있다.
종종 뮤지컬을 관람하러 갔다가 뮤지컬 배우에게 푹 빠지는 경우가 있다. 훈훈한 외모에 출중한 실력까지 겸비한 뮤지컬 배우들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그렇다면 뮤지컬 관객들에게 특히 사랑받는 뮤지컬 배우에는 누가 있을까. 수많은 뮤지컬 배우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창의 정석' 또는 '홍성대'라고 불리는 홍광호는 오랜 시간 주목받는 뮤지컬 배우이다. 약 16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그에게는 도대체 어떤 매력이 숨겨져 있는 걸까.
볼수록 매력적인 무쌍남
홍광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뮤지컬 배우이다.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매력적인 무쌍꺼풀의 소유자인 그는 177cm의 훤칠한 키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홍광호는 하나의 얼굴에 두 가지 매력을 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순한 강아지상이고, 또 어떻게 보면 시니컬한 고양이상이다.
현재는 톱 뮤지컬 배우인 그가 처음부터 뮤지컬 배우를 꿈꾼 것은 아니다. 한창 방황하는 중학생이었던 그는 친누나의 권유로 계원예술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이후 새롭게 뮤지컬을 접하고 본격적으로 배우의 꿈을 꾸게 된 것.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그는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재학하면서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명성황후> 오디션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시게 되고, 다행히(?) 결원이 생기면서 2002년 <명성황후> 런던 투어 공연의 앙상블로 첫 프로 무대에 데뷔하게 되었다. 이후 홍광호는 2006년 <미스 사이공>을 시작으로 <지킬 앤 하이드>, <빨래>, <오페라의 유령>, <닥터 지바고>, <노트르담 드 파리>, <데스노트>, <시라노>, <햄릿> 등 약 17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열일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알수록 빠져드는 블랙홀 같은 매력
홍광호는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동료 배우들의 이야기만 들어보아도 그가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배우 조승우는 한 인터뷰에서 홍광호를 친동생 이상이라고 언급했으며, 홍광호도 집에 주방용품 같은 것이 없으면 조승우의 집에서 들고 나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물론 허락은 받는다고 한다) 또한 조정은, 전미도 등 홍광호와 친분이 있는 배우들은 그를 '광순이'라고 부른다고 밝혔다. 특히 조정은은 두 번째 단독 콘서트였던 <홍서트: 런던에서 온 편지>의 마지막 날 게스트로 나와서 토크 타임에 "광호가 예쁘고 귀여워서 우리는 '광순이'라고 부른다"라고 말했다. 이후 <시라노> 네이버 브이앱에서도 김동완이 홍광호의 별명이 광순이라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홍광호의 취미는 화초 가꾸기라고 한다. 토크 쇼에서 취미를 물었을 때, 전부 다 뮤지컬과 관련된 취미라 어떤 취미를 말할지 고민하다가 말한 게 화초 가꾸기라고 한다. 그런데도 물만 주면 자란다고 하는 것을 보니 식물 키우는 능력이 어마어마한 듯하다. 게다가 프로 화가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대학생 때는 직접 그린 캐리커처를 출연자들이 프로그램에 실은 적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캐리커처를 본 사람들이 상처를 받는 탓에 잘 그려주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종종 사인을 할 때 당시 진행 중인 공연의 캐릭터를 간단한 심벌로 그려 넣어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개그맨 서승만과 탤런트 윤문식의 성대모사를 완벽하게 한다. 성대모사를 시작한 계기는 고등학생 시절 친구들끼리 웃긴 목소리를 내며 놀다가 서승만 목소리와 비슷하다는 친구들의 말을 듣고 열심히 연습하게 되었다고. 정말 알면 알수록 재치 있고 유쾌한 매력이 가득한 사람이다.
풍부한 성량에 탄탄한 가창력까지
사진: 뮤지컬 시라노 트위터
홍성호의 가창력은 대한민국 남자 배우 중 단연 톱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배우들의 노래에도 각자 다른 장단점이 있어 홍광호가 가장 뛰어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홍광호를 능가한다고 단언할 수 있는 배우는 없는 게 자명한 사실이다. 오죽하면 자라섬 뮤지컬 페스티벌에서 홍광호와 듀엣을 하기 위해 나온 최민철이 "홍광호의 순서가 가장 마지막인 이유는 모두 홍광호 이후의 순서를 '자살행위나 다름없다'라며 꺼리기 때문"이라고 농담을 했을까.
홍광호는 풍부한 성량과 탄탄한 가창력의 소유자다. 여기에 따뜻한 미성까지 갖췄다. 이에 그는 '가창의 정석', '홍성대', '1인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그의 음색은 바리톤에 가깝지만, 저음부터 고음까지 폭넓은 음역대를 소화해내며 캐릭터에 맞게 성대를 변화시킨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정받는 부분은 딕션과 성량이다. 그는 뮤지컬 마니아는 물론 일반 관객과 언론으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고 있는데, 공연장 음향이 안 좋기로 유명한 성남아트센터의 <데스노트> 공연에서 에코를 누르고 뚜렷한 목소리를 전달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게다가 시적인 대사가 많은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에서는 작고 낮게 속삭이는 부분에서도 분명하게 가사를 전달해 화제를 모았다.
홍광호의 절친 조승우는 그의 노래를 듣고 "광호 노래를 들으니 내 노래가 쓰레기 같았다", "웨스트엔드 간 김에 다시 오지 마라" 등 애정 어린 평을 남겼다. 또한 영국 가디언지는 <미스 사이공> 리뷰에서 "그의 연기는 무릎에 힘이 빠지게 할 정도"라고 칭찬했으며, 뉴욕타임스는 "가장 강력한 퍼포먼스는 '투이' 역의 홍광호"라고 극찬했다.
새로운 작품으로 다시 만나요
홍광호는 2018년 4월 <맨 오브 라만차>로 다시 관객들의 곁에 돌아온다. 앞서 홍광호는 2012년 <맨 오브 라만차>에서 돈키호테/세르반테스 역을 맡아 열연했다. 당시 김동률은 뮤지컬 관람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래를 잘하면 연기가 살짝 아쉽고, 연기가 출중하면 노래가 다소 아쉽기 마련인데, 아직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모두 훌륭하게 소화해내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라며 홍광호를 칭찬했다. 이어 "안정적인 음정과 풍부한 성량은 물론이고 역할이 바뀔 때마다 자유자재로 변하는 음색과 다이내믹같은 섬세한 표현들이 외국의 최고 배우 수준과 버금가는 것에 연신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홍광호의 귀환은 더욱 의미가 깊다. 그가 2018년 1월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데뷔 16년 만에 처음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기 때문. 당시 그는 "제가 이 상을 받아도 될지 모르겠는데 상 받는 게 사실 좀 어색할 정도로 상을 처음 받아본다"며 "10년 전쯤에 한 번 받았고, 데뷔한지 16년 차가 되었는데 한국에서 처음으로 상을 받게 되어서 좀 어색하고 같이 후보에 오르신 분들께 죄송하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삶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쳐드리고 힘든 삶 속에 자그마한 위로라도 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400년 동안 끊임없이 읽히고 재해석된 세기의 명작 <돈키호테>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토니 어워즈 5개 부문과 대한민국 뮤지컬 어워즈 6개 부문에서 수상한 작품으로, 1965년 뉴욕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끊임없이 리바이벌되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은 최고의 작품이다. 인간이 지니고 있는 이상적인 면과 현실적인 면을 절묘하게 그려낸 명작으로, 4월 12일부터 6월 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
글 : 안혜선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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